성경 읽기 입문

성경책의 작은 글씨와 기호, 다 읽어야 할까요 — 소제목·각주·관주·괄호를 구분해 읽는 법

성경을 펴면 본문 말고도 소제목, 작은 숫자, 옆 칸의 구절 좌표, 괄호 표시까지 적힌 게 많아요. 무엇이 원문에서 온 것이고 무엇이 읽기를 돕는 편집 장치인지 나눠 보고, 상황에 따라 어디까지 보면 되는지 정리했습니다.

2026년 9월 기준

성경책의 작은 글씨와 기호, 다 읽어야 할까요 — 소제목·각주·관주·괄호를 구분해 읽는 법 — 글 내용을 요약한 삽화

본문 말고도 적힌 게 많아서 어디를 봐야 할지 막히셨죠

성경을 펼쳤는데 굵은 소제목, 절마다 붙은 작은 숫자, 옆 칸의 구절 좌표, 페이지 아래 깨알 같은 글씨까지 한꺼번에 눈에 들어와서 멈칫하신 적 있으시죠? 이걸 다 읽어야 제대로 읽는 건지 헷갈려서, 한 페이지 넘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해요. 이 글에서는 그 글씨들이 각각 무엇인지 나누고, 상황에 따라 어디까지 보면 되는지 정리해 드릴게요.

먼저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부터요. 지면에 적힌 것 중 상당수는 원문이 아니라 독자를 위해 덧붙인 안내예요. 그러니 전부 읽지 않아도 성경을 빠뜨리고 읽는 게 아니에요.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도구라고 생각하시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요.

‘원문을 옮긴 것’과 ‘편집자가 붙인 것’부터 나눠 보세요

「‘원문을 옮긴 것’과 ‘편집자가 붙인 것’부터 나눠 보세요」 대목을 설명하는 그림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이 구분 하나로 무엇을 꼭 읽고 무엇을 골라 봐도 되는지가 정해지거든요. 번역본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한국어 성경책에서 흔히 보이는 요소를 크게 나누면 아래와 같아요.

여기서 많이들 오해하시는 게 소제목과 장절 번호예요. 둘 다 본문처럼 인쇄돼 있어서 원래부터 있던 것 같지만, 원문에는 없어요. 장과 절 번호는 훨씬 뒤에 읽고 인용하기 편하도록 붙인 것이고, 단락 위의 소제목은 번역본을 펴낸 곳에서 내용 파악을 돕기 위해 달아 둔 거예요. 그래서 번역본마다 소제목 문구가 다르고, 어떤 판본에는 아예 없기도 해요.

소제목이 본문을 요약하다 보니, 가끔은 그 문구가 단락 전체의 뜻을 정해 버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소제목은 ‘이 근처에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정도의 길 안내로 보시고, 뜻은 본문에서 직접 읽으시면 돼요.

  • 원문을 옮긴 것 — 본문 문장 자체
  • 편집 장치(길 안내) — 장·절 번호, 단락 소제목, 쪽 위의 책 이름·장 표시
  • 편집 장치(번역 메모) — 각주·난하주: 다른 번역 가능성, 원어 뜻, 사본 차이 안내
  • 편집 장치(연결 안내) — 관주: 비슷한 표현이나 관련 내용이 나오는 다른 구절 좌표
  • 편집 장치(부록) — 지도, 도량형표, 연대표, 용어 풀이 등 책 뒤쪽 자료

각주의 ‘또는’과 원어 표시는 번역자의 친절한 메모예요

본문 단어 옆에 작은 숫자나 기호가 있고, 쪽 아래나 옆에 짧은 설명이 달린 것을 각주, 또는 난하주·난외주라고 불러요. 알고 보니 이 메모에는 몇 가지 정해진 쓰임이 있어요. 번역본에 따라 ‘또는’이라는 말로 다른 번역 가능성을 적어 두기도 하고, 히브리어나 헬라어 원문을 글자 그대로 옮기면 어떤 표현인지 짧게 밝혀 두기도 해요.

‘또는’이 붙어 있다고 본문 번역이 틀렸다는 뜻은 아니에요. 원어 한 단어가 우리말로 두 가지 이상 자연스럽게 옮겨질 수 있을 때, 번역자가 하나를 본문에 쓰고 나머지를 버리지 않고 남겨 둔 거예요. 번역 과정의 고민을 독자와 나누는 창문 같은 셈이죠. 이런 구절은 다른 번역본으로 같은 절을 함께 보면 차이가 더 또렷하게 보여요. ‘내곁에 성경’의 번역본 비교 기능처럼 같은 절을 나란히 띄워 볼 수 있는 도구가 있으면 이럴 때 편해요.

각주에 쓰이는 기호와 줄임말은 번역본마다 조금씩 달라요. 그래서 가장 정확한 확인처는 그 성경책 앞쪽에 있는 ‘일러두기’나 서문이에요. 한두 쪽 분량이라 한 번만 읽어 두시면, 그다음부터는 작은 기호를 만나도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보실 수 있어요. 종이 성경이 곁에 없으실 때는 대한성서공회 온라인 성경에서 개역한글·개역개정 본문을 직접 펴 보며 확인해 보실 수도 있어요.

관주는 옆 구절로 건너가는 길표지 — 처음엔 아껴 쓰세요

본문 옆 칸이나 가운데 세로 단에 ‘창 12:3’처럼 구절 좌표가 줄줄이 적힌 성경이 있어요. 이게 관주예요. 같은 표현이 나오는 곳, 앞에 인용된 원래 구절, 비슷한 사건이 기록된 곳을 이어 주는 길표지라서, 성경 안에서 구절끼리 어떻게 연결되는지 따라가 보고 싶을 때 아주 쓸모가 있어요.

다만 관주를 볼 때마다 따라가다 보면 오늘 읽던 흐름이 끊기기 쉬워요. 한 구절에서 다른 책으로, 거기서 또 다른 책으로 넘어가다 보면 원래 어디를 읽고 있었는지 잊어버리게 되거든요. 그래서 처음 통독하실 때는 관주를 건너뛰고 본문 흐름을 먼저 따라가시는 편이 편해요. 궁금한 좌표만 메모해 두었다가, 그 장을 다 읽은 뒤에 한꺼번에 찾아보시면 흐름도 지키고 연결도 챙길 수 있어요.

관주는 ‘이 구절은 저 구절과 같은 뜻이다’라고 해석을 정해 주는 표시가 아니라, 함께 읽어 볼 만한 곳을 알려 주는 안내예요. 연결된 구절을 읽고 어떻게 이해할지는 읽는 분의 몫으로 남아 있어요.

괄호나 ‘어떤 사본에는’ 표시를 만났을 때

읽다 보면 몇 절이 괄호로 묶여 있거나, 각주에 ‘어떤 사본에는 이 절이 없음’ 같은 문구가 달린 곳을 만나기도 해요. 번역본에 따라서는 절 번호는 있는데 본문이 각주로 내려가 있어서 번호를 건너뛴 것처럼 보이는 자리도 있어요. 대표적으로 마가복음 16장 뒷부분이나 요한복음 7장 끝에서 8장 앞부분에 이런 표시가 붙은 번역본이 많다고 소개돼요.

처음 보면 ‘성경 내용이 빠졌다는 건가?’ 싶어 놀라실 수 있는데, 이 표시는 오래된 손으로 베낀 사본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번역자가 투명하게 알려 주는 방식이에요. 무언가를 숨기는 게 아니라 오히려 드러내 보여 주는 쪽이죠. 이런 구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교회 전통과 학자에 따라 견해가 나뉘어요. 이 글에서는 그 판단은 하지 않고, 표시가 무엇을 알려 주는지만 짚어 둘게요. 더 알고 싶으시면 소속 공동체의 안내나 해당 번역본의 일러두기를 참고하시면 돼요.

이제 상황에 맞게 이만큼만 보시면 돼요

「이제 상황에 맞게 이만큼만 보시면 돼요」 대목을 설명하는 그림

모든 글씨를 매번 읽을 필요는 없고, 지금 읽는 목적에 맞춰 보는 범위를 정하시면 돼요. 흔한 상황 세 가지로 나누면 아래처럼 정리돼요.

아, 그리고 하나 더요. 새 성경책을 마련하셨거나 번역본을 바꾸셨다면, 첫날 5분만 들여 일러두기를 훑어보세요. 기호 뜻을 알고 나면 작은 글씨가 방해물이 아니라 필요할 때 손이 가는 도우미로 바뀌어요.

본문은 편하게 따라가고, 궁금할 때만 각주를 보고, 깊이 읽고 싶은 날엔 관주를 따라가 보는 거예요. 이렇게 나눠 두시면 한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는 가벼워지고, 알고 싶은 것은 더 정확하게 챙기실 수 있어요. 성경책 지면이 한결 친근하게 느껴지실 거예요.

  • 처음 통독할 때 — 본문 위주로 읽고, 소제목은 위치 파악용으로만. 각주·관주는 건너뛰어도 괜찮아요
  • 읽다가 뜻이 막혔을 때 — 그 절의 각주를 먼저 확인하고, ‘또는’이 있으면 다른 번역본과 나란히 보기
  • 한 구절을 깊이 읽고 싶을 때 — 관주 좌표를 따라가 관련 구절을 읽고, 부록의 지도·도량형표로 배경 채우기

자주 묻는 질문

각주나 관주가 없는 성경책으로 읽어도 괜찮나요?

괜찮아요. 각주와 관주는 이해를 돕는 부가 장치라서, 없어도 본문을 읽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어요. 처음 읽는 분께는 지면이 단순한 편이 오히려 집중하기 편할 수 있고, 궁금한 게 생기면 그때 각주가 있는 판본이나 다른 번역본을 곁들이시면 돼요.

같은 번역본인데 성경책마다 소제목이나 관주가 달라요. 어느 게 맞나요?

둘 다 맞다고 보시면 돼요. 본문 번역이 같아도 소제목·관주·부록은 판본을 만들 때 따로 편집하는 부분이라 책마다 다를 수 있어요. 본문이 같다면 읽는 내용은 같으니, 편한 판본을 고르시면 돼요.

‘어떤 사본에는 없음’ 표시가 있는 구절은 읽지 말아야 하나요?

읽지 말라는 뜻의 표시는 아니에요. 오래된 사본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안내예요. 이런 구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전통과 학자에 따라 견해가 나뉘니, 궁금하시면 소속 공동체의 안내나 번역본의 일러두기를 참고해 보세요.

직접 확인해 보실 곳

이 글에서 언급한 번역본을 펴낸 곳의 공식 사이트입니다. 번역 원칙이나 판본은 시간이 지나며 바뀔 수 있으니, 정확한 내용은 아래에서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 대한성서공회 개역한글·개역개정·새번역·공동번역·새한글성경을 펴낸 기관 · 온라인 성경에서 본문을 직접 읽고 낱말로 검색할 수 있음

이 글은 입문자 기준으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일반 정보이며, 내용은 운영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점검·보완될 수 있습니다. 신학적 해석이 갈리는 부분은 특정 입장을 단정하지 않으니, 자세한 내용은 소속 공동체나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참고해주세요.

이 글의 용어

성경 읽기 용어 사전에서 한 줄 정의와 쉬운 비유로 다시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