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본 이야기

직역과 의역 — 같은 구절이 번역마다 다르게 읽히는 이유

성경 번역에는 원문의 형태를 따라가는 방식과 뜻을 오늘의 말로 풀어내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 차이를 알면 번역본 사이의 표현 차이가 혼란이 아니라 이해의 재료가 됩니다.

2026년 8월 기준

직역과 의역 — 같은 구절이 번역마다 다르게 읽히는 이유 — 글 내용을 요약한 삽화

같은 구절인데 왜 이렇게 다르게 읽힐까요

다른 번역본으로 같은 구절을 찾아봤다가 표현이 너무 달라서 놀라신 적 있으시죠? 어떤 번역은 예스럽고 낯선데 다른 번역은 오늘 쓴 글처럼 술술 읽혀서 ‘어느 쪽이 맞는 거지?’ 싶어져요. 이 글에서는 그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지, 그래서 어느 쪽을 언제 펴면 좋은지 정리해 드릴게요.

둘 다 맞아요. 표현이 다른 건 번역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번역할 때 무엇을 우선했는지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번역학에서는 이 두 방향을 흔히 ‘형식 일치(직역)’와 ‘내용 일치(의역)’라고 불러요. 이 원리 하나만 알아 두셔도 번역본 사이의 차이가 혼란이 아니라 이해를 넓혀 주는 재료로 바뀌어요.

직역 — 원문의 모양을 따라가는 번역

「직역 — 원문의 모양을 따라가는 번역」 대목을 설명하는 그림

직역은 원문에 쓰인 단어와 문장 구조를 최대한 그대로 살려서 옮기는 방식이에요. 성경 원문은 히브리어·아람어·헬라어로 기록됐는데, 직역 계열 번역은 그 어순과 표현 방식, 반복되는 단어까지 가능한 한 보존하려고 해요.

이 방식의 좋은 점은 원문의 결이 느껴진다는 거예요. 같은 단어가 반복되면 번역에서도 반복되니까, 저자가 일부러 쓴 표현의 무게가 그대로 전해져요. 깊이 읽고 싶은 분, 한 단어에 머물러 묵상하고 싶은 분께 잘 맞아요.

솔직히 말하면 문장이 다소 딱딱하거나 낯설게 읽힐 수 있어요. 원문의 어순이 한국어의 자연스러운 어순과 다르기 때문이에요. 처음 읽을 때 어렵게 느끼셨다면 그건 독자 탓이 아니라 이 번역 방식의 자연스러운 특징이에요.

직역 계열을 읽으실 때 요령이 하나 있어요. 문장이 걸리면 소리 내어 한 번 읽어 보세요. 눈으로만 볼 때 막히던 문장이 소리로 들으면 의외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의역 — 뜻을 오늘의 말로 옮기는 번역

의역은 단어 하나하나보다 문장이 전하려는 뜻을 우선하는 방식이에요. 원문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오늘의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같은 뜻을 지금 쓰는 자연스러운 말로 풀어내요.

장점은 아주 분명해요.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문맥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와요. 성경을 처음 읽는 분, 이야기의 큰 줄기를 먼저 잡고 싶은 분께 특히 도움이 돼요. 어려운 구절 앞에서 멈춰 있다가 쉬운 번역으로 바꿔 읽고 다시 나아가는 경우도 많아요.

의역 쪽 번역은 한 번에 여러 장을 읽을 때 특히 편해요. 이야기의 앞뒤가 끊기지 않아서 그날 읽은 내용이 머리에 남는 양이 달라져요.

물론 원문의 함축이나 여러 갈래로 읽힐 수 있는 표현이 번역자의 해석 하나로 정리되는 면은 있어요. 그래서 깊이 읽는 단계에서는 직역 계열 번역을 곁에 두고 대조해 보시면 좋아요. 어느 한쪽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진 도구라서 그래요.

실제 번역본은 스펙트럼 위에 있어요

「실제 번역본은 스펙트럼 위에 있어요」 대목을 설명하는 그림

직역과 의역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스위치가 아니라 스펙트럼의 양 끝이에요. 실제 번역본은 대부분 그 사이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어요. 한국어 성경으로 보면 개역한글·개역개정은 직역 쪽에 가깝고, 쉬운성경 같은 현대어 번역은 의역 쪽에 가깝다고 이해하시면 큰 그림이 잡혀요.

같은 번역 안에서도 구절에 따라 직역에 가까운 부분과 풀어쓴 부분이 섞여 있어요. 번역자들은 구절마다 ‘여기서는 형태를 지키는 게 나은가, 뜻을 푸는 게 나은가’를 저울질하며 작업해요. 그래서 번역본을 스펙트럼으로 보는 눈이 생기면 표현 차이를 훨씬 여유 있게 받아들이게 돼요.

그러니까 제 말은, 이 그림이 잡히면 번역본을 고르는 기준도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거예요. 이야기의 흐름을 빠르게 잡고 싶은 날은 의역 쪽을, 한 구절에 오래 머물고 싶은 날은 직역 쪽을 펴는 식이에요. 같은 사람이 상황에 따라 두 방식을 오가며 읽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권할 만한 읽기 방법이에요.

  • 흐름을 빠르게 잡고 싶은 날 — 의역 쪽 번역으로
  • 한 구절에 오래 머물고 싶은 날 — 직역 쪽 번역으로
  • 막히는 구절을 만났을 때 — 두 방식을 나란히 대조
  • 공동체 모임을 준비할 때 — 그곳에서 쓰는 번역을 기준으로

이 차이를 알면 읽기가 한결 즐거워져요

직접 적용해 보시면 차이를 금방 느끼실 거예요. 이해가 안 되는 구절을 만났을 때 예전에는 막막했다면, 이제는 ‘의역 쪽 번역으로 한번 볼까’라는 다음 수가 생겨요. 반대로 쉬운 번역으로 읽다가 마음에 남는 구절이 생기면, 직역 쪽에서 그 구절의 원래 결을 확인해 보는 재미도 있어요.

두 방식을 오가는 습관은 특별한 공부 없이도 이해를 깊게 만들어 줘요. ‘내곁에 성경’ 앱의 번역본 비교 기능처럼 한 화면에서 여러 번역을 나란히 볼 수 있는 도구를 쓰면 이 과정이 확실히 편해져요. 종이 성경 두 권을 펴 놓고 대조하는 방법도 물론 충분히 좋아요.

번역이 여러 개라는 사실은 부담이 아니라 선물에 가까워요. 한 구절을 여러 각도에서 비출 조명이 여러 개 준비돼 있는 셈이니까요. 조명 하나로 볼 때는 안 보이던 결이, 각도를 바꾸면 드러나기도 하거든요.

이제 이렇게 해 보시면 돼요. 오늘 읽던 구절 하나를 골라서 다른 방식의 번역으로 한 번 더 읽어 보세요. 그 한 번만으로도 두 번역이 서로를 어떻게 채워 주는지 바로 느껴지실 거예요. 표현이 다른 번역을 만나도 이제는 당황 대신 반가움이 먼저 올라올 거예요.

자주 묻는 질문

직역과 의역 중 어느 쪽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처음 읽으신다면 의역 쪽(현대어 번역)으로 흐름을 잡고, 익숙해지면 직역 쪽을 곁들이는 순서가 수월해요. 정해진 답은 아니라서, 소속 공동체에서 쓰는 번역으로 시작해 필요할 때 반대쪽을 보태셔도 자연스러워요.

의역은 번역자의 해석이 들어가니 덜 정확한 것 아닌가요?

모든 번역에는 정도의 차이일 뿐 해석이 들어가요. 직역도 어떤 단어를 고를지 선택하는 과정을 거쳐요. 그래서 한 번역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여러 번역을 비교하시는 편이 안전하고, 그 자체가 좋은 읽기 방법이 돼요.

번역 방식이 궁금한 번역본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대부분의 번역본은 서문이나 발행 기관 소개에서 번역 원칙을 밝히고 있어요. 서문을 한 번 읽어 두시면 그 번역의 표현 방식이 왜 그런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요.

번역본을 바꿔 가며 읽으면 헷갈리지 않나요?

처음 한두 번은 낯설 수 있어요. 기준이 되는 번역을 하나 정해 두고 막힐 때만 다른 번역을 펼치면 헷갈리지 않아요. 비교는 흐름을 끊는 일이 아니라 막힌 자리를 뚫어 주는 쪽에 가까워요.

직접 확인해 보실 곳

이 글에서 언급한 번역본을 펴낸 곳의 공식 사이트입니다. 번역 원칙이나 판본은 시간이 지나며 바뀔 수 있으니, 정확한 내용은 아래에서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 대한성서공회 개역한글·개역개정·새번역·공동번역·새한글성경을 펴낸 기관 · 온라인 성경에서 본문을 직접 읽고 낱말로 검색할 수 있음
  • 아가페출판사 쉬운성경을 펴낸 출판사

이 글은 입문자 기준으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일반 정보이며, 내용은 운영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점검·보완될 수 있습니다. 신학적 해석이 갈리는 부분은 특정 입장을 단정하지 않으니, 자세한 내용은 소속 공동체나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참고해주세요.

이 글의 용어

성경 읽기 용어 사전에서 한 줄 정의와 쉬운 비유로 다시 볼 수 있어요.